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흔히 듣는 말은, 나이를 이유로 지례 포기하는 일들이 많으니 포기하지 말고 일단 도전해보라는 격려다. 칠순이 넘는 나이에 보디 빌딩을 하거나, 젊은 사람을 뛰어넘는 실력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미디어에 소개되는 것을 보면, 대중의 눈길을 끌만한 흔치않은 일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어릴때는 이것 저것 해보고 싶은게 많았고 하면 될거라 생각했다. 근거는 없다. 그냥 해보면 될거 같았다.
사회 생활을 하며 40이 넘고 애도 키우고 하다보니, 되는건 되는거고 안되는건 안되는 걸 싫어도 알게 된다. 미디어에 나오는 사람들은 원래 될만한 사람들인데 늦게 시작한 것이라는 위안을 한다.
세상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했다. 세상 평등하고 살기 좋다는 사람 본적은 없다. 손에 쥔 건 당연한거고 남의 떡은 커보인다. 내가 들고 있는 가래떡보다 옆 사람의 꿀덕이 더 맛있을 수는 있는거 아닌가?
사람의 특성이나 재능, 능력은 다 다르지만, 선호도는 시대와 사회마다 변한다. 자신이 가진 능력과 시대와 사회의 요구가 맞는다면 축복이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노력하면 분명 기량은 향상된다. 동그라미에 점 4개 찍고 사람 얼굴이네 하던 실력도 미술학원 다니고 오랜 시간 노력하며 배우면 근사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개발 이라고 놀림 받던 축구 실력도 꾸준히 연습하면 동네 축구에서 자기 몫을 다 할 있다.
재능 있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는가? 내가 몇일을 붙잡고 노력해도 안되는 것을 한두번만에 쉽게 해내는 사람들. 어떻게 한거야 물어보면 그냥 하면 되는데…이게 왜 안되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냥 하면 되는거 아냐?
그런 사람들이 모여 경쟁하는 게 프로다. 예술, 체육도 그렇고 학문도 그러하다.
학문은 포기했다. 나름 머리가 돌아간다고 생각했지만 잔머리가 그럴뿐이고 그마져도 별로였다. 대학 들어가서 느꼈다. 머리 좋은 넘들은 별처럼 많고 난 촛불 같았다. 그마저도 사그러져가는.
예술 분야는 사실 기대도 없다. 어릴때 피아노를 어쩔 수 없이 배우기도 하고 미술은 놀러다니듯 배웠다. 피아노는 악보를 기계적으로 연주하는 수준으로 그나마도 박자도 별로, 기교도 없다. 미술은 선생님이랑 이것도 그려보고 저것도 만들어 보느라 재미있었지만, 대입 미술 하는 형들이 혼나는 걸 보면 내가 갈 길과는 많이 멀었다.
나이 먹고나니 못하는 일도 해보고 싶다. 이것 저것 많이. 운동도 그렇고 음악도 미술도 해보고 싶다.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시간은 없고 돈은 벌고 있으나 가용할 돈은 그다지 많지 않다. 몸은 늙어간다.
자전거는 몇년전 부터 슬슬 타고 있다. 한강 자전거길을 타는 건 익숙하지만 100km 이상 장거리는 매우 힘들다. 고속 주행은 너무 지치고 속도도 안난다.
스키도 3년 전부터 배우고 있다. 사실 재능이 없음을 뼈져리게 느낀다. 근데 재미있어서 더 큰일이다. 돈과 시간이 빨리는데 재미있으니까….
기타는 하나 사뒀다. 오디오인터페이스도 샀다. 한번도 안쳤다. 치고픈 생각은 있다. 이펙터를 거쳐 나오는 거친 소리들이 멋지다. 고인물이 너무 많다. 고인 물은 이제 석유를 넘어 공청석유다. 굇수들이 자기는 똥손이라고 하는 곳이다.
시간이 없고 자원이 한정적일 때는 선택과 집중이다. 취미까지 선택과 집중을 적용해야 하는 스트레스는 받고 싶지 않다. 그런데 기회가 적으니 하나를 하더라도 잘하고 싶다. 모순이다.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때는 그냥 마음가는대로 하는거다. 그러다 잘되면 좋은거고 또 잘 안되면 어떠한가. 먹고 사는 것도 아닌 취미인데.